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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을 가능성으로 바꾸는 역발상의 경영학

by 농수도 2026.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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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7년 정유재란 당시, 조선 수군은 궤멸 직전의 상태였습니다. 원균의 대패 이후 남은 것은 초라한 배 12척뿐이었지요. 선조는 수군을 폐지하고 권율의 육군에 합류하라 명했지만, 이순신 장군은 역사에 길이 남을 장계를 올립니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今臣戰船 尙有十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단어는 '아직(尙)'입니다. 만약 장군께서 "신에게는 12척의 배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면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밖에'라는 단어를 쓰는 순간, 리더의 시선은 '없는 것(Missing)'에 고정됩니다. 패배주의가 군을 잠식하고, 명량의 기적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마트 경영의 현장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매출 증대는 화려한 판촉 행사나 거대한 시설 확충에서만 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금 우리 손에 쥐어진 자원을 바라보는 '리더의 언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마트를 운영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인력 공백이 발생하곤 합니다. 누군가 갑작스럽게 퇴사하거나, 몸이 아파 출근하지 못하는 일은 현장에서 일상다반사입니다. 이때 많은 리더가 "사람이 없어서 일을 못 하겠다"며 '부족한 인원'에 매몰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의 시각으로 현장을 다시 보십시오. 300척의 왜군 앞에 선 12척의 배는 '절대적 부족' 그 자체였지만, 장군은 그 12척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전술을 고민했습니다.

  • 시각의 전환: "한 명이 빠져서 구멍이 났다"고 한탄하기보다, "지금 남은 다섯 명이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동선은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 직무의 유연성: 인원이 부족할 때일수록 고정된 업무의 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계산대 직원이 매대 진열을 돕고, 관리자가 직접 고객 응대에 나서는 모습은 고객에게 '부족함'이 아닌 '역동성'으로 비춰집니다.

결국 매출은 '사람의 숫자'가 아니라 '남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의 밀도'에 의해 결정됩니다.

신선 식품이 생명인 마트에서 쇼케이스가 고장 나는 것은 치명적인 사고입니다. "기계가 고장 나서 물건을 못 판다"며 수리 기사만 기다리는 것은 '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패배자의 태도입니다.

장군에게 12척의 배가 있었다면, 우리에게는 '아직 작동하는 다른 쇼케이스'들이 있습니다.

  • 집중과 선택: 고장 난 칸의 물건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정상 가동되는 쇼케이스로 핵심 상품을 전진 배치하십시오. 좁아진 공간은 오히려 상품의 '밀도'를 높여 고객에게 "이 물건이 정말 잘 팔리는구나"라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 창의적 진열: 냉장이 필요 없는 상품들로 고장 난 공간을 채우거나, 오히려 그 자리를 이용해 고객과의 소통 창구(이벤트 매대)로 활용하는 배짱이 필요합니다.

쇼케이스는 고칠 수 있지만, 리더가 꺾어버린 영업 의지는 수리할 방법이 없습니다. 장비의 결함이 영업의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현장의 사령관인 여러분이 해야 할 일입니다.

고객은 매장의 분위기를 귀신같이 알아챕니다. 직원이 부족하다고 찡그린 얼굴을 하고 있거나, 장비가 고장 났다고 의욕 없이 서 있는 매장에는 지갑을 열지 않습니다.

반대로, 비록 상황은 여의치 않아도 "우리가 가진 것으로 최고를 보여주겠다"는 에너지가 넘치는 매장에는 고객이 몰립니다. 12척의 배로 승리를 확신했던 이순신의 기백이 군사들을 움직였듯, 리더가 보여주는 '가능성의 언어'는 직원들을 움직이고 최종적으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상황이 완벽해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승리를 확신하기에 상황을 이겨내는 것입니다."

매출 증대 방안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오늘 아침 매장 문을 열며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십시오. "오늘 우리 매장에는 안 되는 이유가 몇 가지나 있는가?" 혹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인원이 부족합니까? 장비가 말썽입니까? 1597년의 바다보다 더 나쁜 조건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열정적인 직원이 있고, 우리를 믿고 찾아주는 단골손님이 있으며, 무엇보다 이 위기를 돌파할 리더인 '당신'이 있습니다.

자랑할 것이 많을 때보다 결핍이 있을 때 진정한 혁신이 일어납니다. 부족함을 탓하지 않고 지금 가진 것에 집중하는 순간, 여러분의 마트에서도 명량의 기적과 같은 매출의 도약이 시작될 것입니다.

신에게는 아직, 도전할 수 있는 오늘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마트는 살아있는 생명체다 @김선규 - BOOKK 서점

 

마트는 살아있는 생명체다 - 김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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