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자서전

1994년 안면도의 모습을 바라보며

by 농수도 2022. 12. 26.
반응형

2014-05-13 22:30:00


본 글은 상남얼 6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때는 1994년 5월 11일 원예과 A반 친구들과 함께 학교 정문을 나섰다. 목적지는 안면도였다. 많은 기대를 안고 우리는 9시 30분경 정문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짧고 소중한 여행을 시작하였다.

도로의 가로수를 보며 차안의 음악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많은 어려움과 힘든 것을 잊고 나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태양은 서서히 떠올라 있고 논밭에서 일하고 계시는 농부를 바라보면서 나는 좀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하였지만 장래의 꿈이 농민이라 나도 "우리의 터전이자 고향"을 생각하면서 조용히 지도책을 살펴보았다.

삽교천에서 10여분 휴식을 취하고 다시 길을 재촉하였다. 옆으로 서해안 고속도로가 건설 중이었다. 많은 자연의 파괴로 인하여 식물이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이 눈에 선하다. 이것은 꼭 사람만을 위한다면 자제했으면 생각이다. 이유는 고속도로는 공기오염의 주범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후손에게 죄를 저지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가끔 논에 세워진 모정이 보였다. 모정은 옛날에는 초가지붕이었으나 지금은 콘크리트 기둥에 팔각 또는 사각으로 기와지붕으로 되어 있다. 오전 12시가 되어 민박집에 도착했다.

짐을 정리하고 인원 점검 후 100미터쯤 떨어진 삼봉해수욕장으로 뛰어 갓다. 부드러운 모래가 발바닥에 자극을 주고 있고 처음 보는 서해안이 신비롭기만 했다.

강원도 양구 두메산골에서 태어난 나는 항상 산만 바라보고 살았다. 조금 내려가면 소양강이 있이지만 자주 갈 수는 없었다. 가끔 산에 올라가 조선시대 김정호를 생각하며 동네모습을 살펴보며 산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보았지만 보이는 곳은 산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여기 와보니 편안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왜 편안할까? 복잡한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그런 편안함이었다. 머릴 보이는 통통배소리. 가끔 나의 머리 위를 맴도는 기러기등이 나를 편안하게 하는 것 같았다.

나는 바위틈에 보이는 해당화를 바라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가끔 동굴이 발견되었고 들어가보니 깊지는 않았지만 많은 양의 조개껍데기가 쌓여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좋은 것은 아니엏다. 엄청나게 버려진 쓰레기가 나의 마음을 흩트려 놓았다. 그중에서는 주로 낚시용품 등 관광객이 버리고 간 것이 대부분이었다. 자연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들의 안타깝게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바닷물이 붉게 물들어갔다. 형용할 수 없는 바닷물을 바라보며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잠시 후 친구들의 말을 듣고 저녁 준비를 하였다. 저녁을 먹으면서 나는 농민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수저를 들었다. 비록 남자들이 저녁을 마련하였지만 맛은 자연 그 자체였다. 시간이 더 흘러 9시가 되어 바다를 다시 한번 바라보았고 그곳에는 등대가 바다를 비추고 있었다. 외롭게 서 있는 등대가 나를 잠시동안 비추어 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난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바라보며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늦은 11시가 되어 잠에 빠졌다.

다음날 아침 바닷물소리에 눈을 뜬 나와 친구들은 아침운동 및 조깅을 하고 아침을 먹었다. 일찍 바다에 나가 보니 벌써 어부들이 낙지등 수산물을 잡고 있었다. 이렇게 까지 일찍 일을 하는 어부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였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수산물의 중요성을 느끼게도 되었다. 피구, 배구 경기를 마치고 단체 사진촬영을 하였다. 여기는 어디를 배경으로 하여도 배경탓을 못할 것 같았다. 모든 것이 그림 같고 사랑스러웠다.

사랑스러운 바다, 아름다운 바다는 나의 눈을 한참동안한참 동안 멈추게 만들었고 아무리 보아도 지루하지 않았다. 1분 1초라는 시간이 귀중하게 생각되는 순간이기도 하였고 머리에 쌓은 스트레스도 사라져 버렸다. 저녁이 되어 우리는 캠프 파이어를 하였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우리의 우정을 다시 한번 두텁게 만드는 시간이 되었다. 즐거운 노래와 게임으로 한층 고조되었고 친구들은 바다의 파도소리와 대조를 이루니 우리가 자연과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 새벽 1시가 넘어 잠이 들었다. 창문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에 잠이 깬 나는 한참 동안 바다를 바라보며 감상에 잠겼다. 비는 내렸지만 바다는 고요했다. 잠시 후 약간의 파도는 우리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것 같았다. 나 역시 혼자 말했다. "잘 있거라 나의 바다여 우리의 바다여" 엄숙한 망므로 나는 뒤돌아 섰다. 바다는 나에게 엄청난 것을 주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인생과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였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어부와 농민의 고마움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고 MT동안 나에게는 영원한 삶의 현장이 된 느낌이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