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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자서전

용인 다보스 병원에 입원하다.

by 농수도 202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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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7 09:00:23

큰 아이가 입원을 했다. 감기에 고열이 있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용인 다보스병원에 2월 29일 갔더니 병원에서 "폐렴 증상이 있으니 1주일 정도 입원해야 될 것 같습니다."라고 하여 입원을 시켰다.  대부분 부모들은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한다. 내가 아프면 이 정도는 그냥 약 먹어도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지만 내가 아닌 가족이나 아이들이 아프면 사정이 달라진다. 병원의 말을 100% 신뢰하고 그들이 시키는 것에 따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각족 피검사 등을 비롯하여 각종 검사를 실시하였다. 검사를 하는 이유는 이해가 된다. 아이의 현상태를 알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사 결과는 바로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2주가 걸린다고 한다. 과연 아파서 입원했는데 2주 있다가 결과를 알 수 있다면 그 2주를 기다릴 부모가 있을까? 차라리 큰 병원으로 가서 빠른 결과를 알고 싶을 것이다. 그래도 관내 병원 중 큰 편이고 소아과가 별도로 있기 때문에 믿어 보기로 했다.
병동에는 6인실과 2인실이 있었는데 둘째 아이가 워낙 민감한 편이라 조금이라도 시끄러우면 잠을 못 자고 크게 울어 주변 입원환자에게 피해가 갈 것 같아 하루 병실료 72,000원인 2인실을 선택하였다.
그곳에는 며칠 전에 장염 증상으로 입원한 3살 아이가 있었다. 참 이쁘고 잘 웃는 아이였다. 함께 그렇게 입원 생활을 시작하였다. 첫날 이런저런 검사를 실시하였다. 항생제를 투여하고 다음날이 되었는데 아이 몸에서 두두러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병원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 혹시 딸기나 바나나를 먹인 적이 있나요" 하고 물어본다  "어제 보람찬 바구니에서 가져온 유기농 딸기 3개를 먹였지만 아이는 그동안 한 번도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난 적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한 두드러기 증상은 사라지지 않았고 아이는 머리와 온몸을 계속 긁기 시작하였다. 가슴이 타 들어갔다. 가려운 것을 참으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긁으라고 할 수도 없고 한마디로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이제는 아이가 손이 부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간호사에 가 보았더니 " 주사액이 잘못 들어갔다고 한다. 하루만 지나면 원상태로 복귀된다고는 하지만 속이 타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3월 2일부터는 몸을 만지기만 해도 붉게 두드러기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계속 가렵다고 머리와 몸 더 심하게 긁기 시작했다.
간호사에게 가렵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해서 두드러기 방지 주사를 놓아주었고 또한 한 간호사가 "우선 얼음 찜질을 시켜주면 효과가 있어요" 하여 얼음 찜질을 해 주었지만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렇게 아이와 함께 밤을 보냈고 가려움과 두드러기는 계속 이어졌다.
삼일절과 토요일 일요일이 함께 있어 의사를 만나보기 어려웠다. 그렇게  답답한 시간이 흘러갔다.
그리고 3월 5일이 되었다.

새벽 2시부터 둘째 아이가 토하기 시작했다. 걱정이 되어 그동안 계속 이용해 온  용인 이진용 소아과에 가서 약을 처방해 왔다.
6일째가 되어 의사 선생님에게 물어보았다. "선생님 좀 나아졌나요" 하지만 의사 답은 청진기로 진찰을 하고 "크게 낳아지지 않았네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2년 전에 같은 증상으로 입원한 분당 차병원이 생각나 퇴원하여 분당 차병원으로 향했다.
약 40분 정도 차로 움직이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병원비 70여만원이 나왔는데 그동안 병원비가 아깝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지만 이번은 달랐다.
화도 났지만 그렇다고 최종결정은 부모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었다. 아이를 입원시키고 나서 이렇게 후회를 한 적이 없었다.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해 줄 수 있는 말이 하나도 없었다. 감기와 고열 증상만 있었는데 지금 온몸이 이렇게 변한 것이 모두 내 탓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병원에 가서 제발 낳기만 바랄 뿐이었다. 환자는 중간 과정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결과만 좋으면 힘들고 짜증 나도 다 참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에 맞는 치료와 해결방안을 신속하게 찾아내는 것이 의사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된다.

며칠 동안 아이 증상을 보고 인터넷 검색 등 수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사람들마다 의견이 달랐고 인터넷 검색도 몇 가지 의심을 되지만 확정할 수 없었다.  결국 아이 두드러기 증상에 대한 원인은 알 수 없게 되었다.
분당차병원에 도착하여 접수를 하고 가슴촬영을 한 다음 진단을 받았다. 담당의사는 "폐 부분에 염증이 조금 있고 두두러지 증상의 원인은 항생제 문제일 수도 있지만 워낙 다양해서 원인을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우선 5일간 먹을 항생제와 약을 처방해 줄 테니 2일간 지켜보고 차도가 없으면 수요일 방문해 주세요."라는 소리에 아내가 안도의 숨을 쉰다. 
병원에서 나와서 집에 도착한 아내는 몸살기운을 느끼며 거실에 쓰러지고 말았다. 6일간 밤새도록 아이 병간호로 인하여 밥도 못 챙겨 먹었던 것이 집에 도착하면서 한 번에 나타난 것이다.  아이들이 엄마를 붙잡고  " 엄마! 엄마! 일어나! 일어나란 말이야"하고 외친다.
아내의 약을 처방받고 먹이고 나서 아이를 돌보기 시작했다.

그동안 아파본 적이 없던 아내가 아프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가 되었다. 할 일이 엄청 많아졌다. 그러면서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6일 새벽 2시 아이가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체온계로 확인해 보니 37.8도가 나온다. 이 정도면 해열제를 먹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지켜보았다. 1시간가량 지켜보니 다시 온도는 내려갔다. 하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이젠 작은 아이가 운다. 기저귀를 갈아주고 나니 나를 바라보며 웃는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흘러나온다.

이번 병원입원과정에서 나 자신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앞으로의 생활에 적지 않은 변화를 줄 것으로 느껴진다.
나 역시  많은 고객을 상대로 일을 한다. 내가 고객의 입장과 그리고 직원 입장에서 일을 할 때의 차이를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병원은 가지 말아야 할 곳 중 하나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고객이 병원을 찾을 때는 그 병원을 믿고 찾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믿음이 한번 금이 가기 시작하면 모든 것에 금이 가고 불신만 커져 결국 사소한 일까지도 못 믿게 될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어쩌면 알아서 다 해주는 것일 것이다.  나 역시 고객에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다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 적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결과가 좋지 않으면 나에게 돌아오는 각종 비난이 겁이 나서 말할 때는 항상 " 처리 과정에서 다른 돌발 사유가 생기면 안 될 수도 있습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나였다. 이번 기회에 그런 모습을 줄여야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었다.
고객에게 확실한 답을 주어야 할 필요가 있고 또한 그 믿음에 금이 가지 않도록 약속과 시간을 지킨다면 앞으로의 사회는 신용사회를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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