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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자서전

1998년 안성 올그린센터에서 토마토 재배를 하면서..

by 농수도 2021.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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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2학기 수업을 모두 마치고 연암대학교 교수님이 취업할 곳을 알려 주었는데 그곳은 다름 아닌 안성에 있는  올그린센터였습니다.

 

이곳에서 일하면서 그동안 배운 농업에 대한 생각이 180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농사라는 것이 힘들고 더럽다는 인식이 사라지게 만든 곳이고  합니다. 또한 그동안 농업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 찬 나에게 농업의 어려움과 가능성에 대한 깨달음을 준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농업은 미국이나 인도 등에 비하여 매우 노동집약적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물론 농업용 토지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농업이 3D에 속하여 회피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농촌에 젊은 사람들 구경하기는 매우 어렵다 못해 요즘은 아이들 울음소리 조차 듣지 못하는 동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농업 과연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물론 답은 아니였습니다. 누구나 농업이 소중하냐고 질문을 하면 대부분이 "중요하다"라고 말하지만 농업을 하겠느냐고 질문을 하면 대부분 대답은 "아니다"로 일관합니다.

왜 그럴까? 그것은 힘들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말 소중한 농업을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런 생명산업인 농업에 대한 관심을 가져 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내가 일한 곳은 바로 그런 곳이었습니다.

한 부부가 그곳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한 명은 농촌진흥청에서 채소분야에 있다가 정년 퇴임한 박상근 박사님과 우장춘 박사님의 손녀딸인 여사님이 함께 이곳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농장에서는 주로 토마토, 배추, 수박 접목묘 등을 생산하는 곳이었습니다. 한마디로 플러그묘를 생산하는 곳이었고 나는 친구와 함께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흑종 호박에 수박묘를 접목(접목은 대목과 접수 절단면에 잇는 형성층을 서로 밀착해 주어 유조직 세포가 발달하고 Callus가 형성되어 양조직이 서로 융합되는 것을 말하는 것)시키는 일을 하였고 다음에는 채소 육묘 그리고 토마토를 재배하였습니다. 토마토 재배는 양액재배를 하였는데 양액의 EC, PH 등을 매일 확인하고 양액과 토마토와의 관개를 살펴봐야 했습니다.

 

 친구는 단국대학교 자원식물학과 편입하는 관계로 일을 그만두었기에  혼자 남아 토마토 재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토마토에 나타나는 일비 현상으로 그날의 토마토의 관수량이 달라졌습니다. 관수를 많이 하면 토마토는 하루에 2cm 정도는 컸지만 단점으로는 민달팽이 피해를 보기 쉬었습니다. 마땅하게 퇴치하는  농약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민달팽이는 밤에만 활동을 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았으며 낮에는 검은색으로 피복된 필름 아래에 있어 쉽게 잡을 수도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안성농업기술센터에 전화통화를 하였더니 거기서 일하는 사람도 뚜렷한 대답을 해주지는 못했지만 한 가지의 방법을 제시해주었습니다. 개사료에 살충제와 설탕을 혼합하여 토마토 줄기에 2~3개를 뿌려주라고 해서 따라 해 보았습니다. 그다음 날 아침  하우스를 확인해보니 효과는 바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민달팽이가 죽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멀쩡하게 살아서 토마토 줄기를 갉아먹는 민달팽이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나는 바로 민달팽이 멸종 작전을 계획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밤 12시를 시점으로 살충제를 연막소독을 실시하고 관수를 최대한 늘렸습니다. 이렇게 수 일을 반복하다 보니 민달팽이는 나의 시선에서 사라져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농장에서 수박 접목작업을 실시하였는데 1만 주 정도를 실시하였습니다. 삽접을 실시했는데 삽접은 대목의 본잎이 나와서 약간 전개되려는 상태 또는 떡잎이 막 전개할 때 실시하면 됩니다. 대목의 조제는 한쪽 잎과 생장점을 제거하고, 꼬챙이의 뾰족한 끝으로 떡잎의 한쪽 위에서 비스듬히 아래로 꼬챙이의 끝이 1~2mm 정도 나오게끔 찌른 다음 접수를 그 자리에 밀어 넣으면 됩니다. 주의사항으로는 접수의 끝이 나오게 되면 대목의 공동 속에서 자라게 되어 시들어 죽게 되기 때문에 1mm 오차도 주의해야 합니다.

 

모두 함께 주의를 하며 접목을 실시하였으나 학습능력 부족과 온도 습도의 변화의 때문에 대부분의 접목묘를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에는 항상 세균과 바이러스가 있다는 것을 무시하고 접목을 실시한 것이 큰 화근이 되었습니다.  또한 접목실의 온도가 8단으로 되어 있었는데 위아래의 온도차가 심하였으며 습도 조절을 위해 가습을 하면서 물이 접목한 부분에 지속적으로 묻게 되어 접목한 부분이 썩어 들어가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결국 수많은 수박 접목묘가 덩굴쪼김병 증상과 괴사 증상이 나타나고 말았습니다. 한순간의 실수가 엄청난 피해를 만들어 내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실패를 거듭하며 삼엽채와 상추, 토마토를 재배하였였으며 토마토 일부는 양액을 관수하는 전산장비 오류로 시들고 말았습니다. 농업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람의 24시간 관심 속에서 운영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 시간이었습니다.

 

이곳은 시설하우스이며 유리온실이라 수많은 장비가 센서로 움직이고 작동하였으며  그 장비들은 점점 발전하고 있습니다. 자동으로 환기되고 시간에 따라 자동으로 영양분과 수분이 공급됨은 물론이고 수시로 EC와 PH 등이 측정되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를 분석하고 응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식물에 공급되는 16원소 등의 특성을 파악하여 양액을 만들 때 화학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분리하여 관리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농업인은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영농일지를 매일 작성하여 그 기록을 하여 매년 활용해야 합니다. 영농일지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사항은 각종 병충해 발생 시기입니다. 또한 병충에 따른 농약 살포도 중요합니다. 농약을 같은 것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병충해는 내성이 생겨 더욱 독하게 쳐야만 됩니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농약 성분이 다른 것을 돌려 가면서 사용하면 더욱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농약사용을 필요시 미리 사용함으로써 적은 농약으로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한번 병충해가 발생한 시설하우스는 다음에도 그 병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즉 연작피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작피해는 충분하게 막을 수 있습니다. 이론상으로는 같은 작물을 계속 재배하지 않고 돌려짓기를 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사실 가능한 이야기라고 볼 수 없습니다. 한 농산물에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부 농가에서는 재배가 완료되고 나서 하우스에 물을 가득 담수하고 1주일에 한 번씩 뒤집고 나서 다시 1주일 동안 물을 흘려보냅니다. 그러면 각종 잡초 씨앗은 떠내려 가고 바이러스 및 병균 또한 사라집니다. 이렇게 각각의 농업인들은 자신만의 노하우로 농업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그런 노하우가 공개되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문제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의 견학을 오는 것이었습니다. 농협교육센터, 농촌진흥청, 그리고 각종 농업단체들이 와서 견학과 세미나를 하는 것 때문에 그들에게 설명해주는 시간 때문에 실제적으로 작물에 정성을 다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TV에 방영까지 하면 좋은 점도 있지만 어쩌면 실패의 지름길이 될지도 모릅니다. 신문기자가 와서 나는 플러그묘의 생산과정을 설명해주고 또한 사진 촬영도 하였지만 남는 것은 없고 시간만 낭비한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앞으로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남에게 알리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꾸준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될 것입니다.
또한 언론에서도 한 농가의 성공사례를 발표할 때는 충분하게 나중에 일어날 상황에서도 그 농가에게 알려주어 견학 오는 사람들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시켜야 하며 견학을 만약 오게 되면 미리 예약을 하거나 일정한 날을 지정하여 실시하여야 될 것입니다.

모든 시설이 수동에서 자동으로 변경되면서 농업인도 점점 선진화되어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스마트화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화를 너무 믿으면 안 됩니다. 모든 시설이 정교해짐에 따라 고장에 대한 우려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시설 등은 하우스 내에 있는 수많은 농작물을 한 번에 고사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응급처치에 대한 기본 사항을 알아야 합니다. 하우스가 전기로 운영되기 때문에 정전을 대비한 대비책이 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일반 작은 농가에서 UPS를 설치하여 운영하는 것은 결코 비용적인 면에서 쉬운 결정은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겨울철 농작물 관리에 온풍기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식물들이 냉해를 입거나 동사를 한다면 그것에 대한 피해가 더욱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항이라고 봅니다.

또한 화재에 대한 대비책 역시 강구해야 합니다. 연동하우스가 증가되고 하우스 설치비용이 수억원을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시설물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농업은 우리의 미래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필수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그 어떤 2차 3차 산업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산업의 기본은 농업이기 때문에  그 농업을 우리가 이젠 지켜 나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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